주말에는 미용실을 다녀왔다.
“남자의 손길을 느꼈다”라고 쓰면 오해가 생길까 봐 미리 말하자면, 농담이다.
오랜 시간 다닌 미용실, 남자 원장님이 계신 곳이다.
단골이 된 지 오래다 보니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머리를 해준다.
그게 처음엔 참 편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당연함’이 은근히 만족스럽지 않게 느껴졌다.
나는 사실 커트를 바꾸고 싶었다.
늘 비슷한 단발, 늘 비슷한 선.
말을 해도 결과는 거의 같았다.

https://youtu.be/kVj0LvvGZZg?si=IDtLxifCzdFBaPlT
아마 디자이너로서 이 스타일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셨을 것이다.
하지만 머리는 그의 작품이기 전에, 내 일상이다.
어느 날, 나는 다른 디자이너에게 머리를 맡겼다.
그리고 놀랍게도, 내가 생각한 그대로 커트가 되었다.
가볍고, 시원하고, 마음이 먼저 정리되는 느낌.
샴푸는 보조 스텝분이 해주셨다.
그날의 샴푸는 정말 시원했다.
대충이 아니었고, 성의가 느껴졌다.
사실 나는 커트보다 샴푸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말로는 절대 “시원하게 해주세요”라고 하지 않지만,
미용실에서 받는 서비스 중 나에게 가장 큰 포인트는 샴푸다.
그래서 나는 늘 그런 분들께 고맙다고 말한다.


칭찬이 큰 의미는 없을지 몰라도,
진심으로 손을 움직이는 사람에게는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예전에는 미안해서 커피값을 드리기도 했지만,
요즘은 미용실 가격 자체가 부담이라 그 마음만 남긴다.
이번에도 역시 원장이 아닌 다른 디자이너에게 머리를 했다.
그때 원장님이 오셔서 웃으며 말했다.
“자꾸 바꾸면 섭섭한데요.”
순간 마음속에서 말이 많아졌다.
내 돈으로, 내가 원하는 디자이너를 선택하는 게
왜 섭섭함이 되어야 할까.
나는 여행을 가도 한 호텔에만 머물지 않는다.
늘 다른 곳을 선택한다.
집을 바꾸는 건 어렵고,
몇십 년 함께 산 남편을 바꾸는 건 더더욱 어렵다.
그렇다면 최소한 머리만큼은,
새로운 손에 맡기고 싶다.


나는 여전히 새로움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원장님은 그 미용실의 주인이고,
그 아래에는 여러 디자이너들이 있다.
어느 디자이너에게 맡겨도 결국 그 미용실의 선택일 텐데,
손님에게 섭섭함을 농담처럼 던지는 그 말이
그날따라 배려 없이 느껴졌다.
머리는 가볍게 잘 잘렸고,
하얀 새치는 말끔히 가려졌고,
잘생기고 친절한 보조 청년 미용사에게
아주 시원한 샴푸 서비스까지 받고
나는 기분 좋게 미용실을 나섰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그 남자 원장 선생님을
내 머릿속에서 조용히 잊었다.
저는 다이아몬드주부 입니다. 오가가다 가다오다 아는체 해주세요
https://www.youtube.com/@daimond0207
다이아몬드주부 daimondjubu
직장 30년, 살림 30년. 장애인 남편과 살아가며, 남편의 월급에 기대지 않고 살아온 일상. 불쌍하지도, 위대하지도 않은 그냥 한 사람의 삶을 기록합니다. I’ve worked for 30 years and kept a home for 30 year
www.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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