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0년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내 삶을 다시 뒤돌아보게 되었다.
내 남편은 2급 지체장애인이다.
이 사실은 결혼 전에도 알고 있었고
나는 그를 사랑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선택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선택은 ‘사랑’이라는 단어 하나로
너무 많은 것을 감내해야 했던 삶이었다.
나는 늘 남편을 위해 살아왔다.
https://youtu.be/LJCRZaSp59A?si=jUUs2-i_KIVkgsW7
아침의 방향도
하루의 리듬도
내 삶의 기준은 언제나 남편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 삶에 가장 중요한 순간들에는
나는 늘 혼자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세상에서 가장 큰 울음을 삼켜야 했던 그날에도
나는 혼자였다.
장례식장에서
사람들 속에 있었지만
기댈 곳은 없었다.
그날의 외로움은
지금도 설명하기 어렵다.
가슴 한가운데가
텅 빈 것처럼 차가웠다.
조카의 결혼식 날도 그랬다.
사람들은 웃고 사진을 찍었지만
나는 조용히 자리에 앉아
혼자 축하를 삼켰다.
그렇게 나는
언제나 ‘함께’라는 말의 바깥에서
혼자 서 있었다.

어느 날 문득
이 질문이 떠올랐다.
나는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살아야 했을까.
남편을 사랑한 죄일까.
그 사랑을 끝까지 지킨 죄일까.
결혼식 날,
통곡하던 엄마의 얼굴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날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울었다.
그때는 몰랐다.
그 눈물이
미안함이었는지
걱정이었는지
혹은 예감이었는지.
3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 울음이
내 미래를 미리 보는 엄마의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묻는다.
나는 아직도
‘사랑’이라는 단어 앞에
당당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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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무엇일까.
누군가를 위해 나를 지워가는 걸까.
끝까지 참고 견디는 걸까.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서지 않는 마음일까.
이제는 잘 모르겠다.
사랑이라는 말은
너무 아름다운데
그 안에서 살아온 내 삶은
왜 이렇게 복잡하고 아픈지.
그래서 요즘의 나는
사랑을 정의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분명한 건
나는 도망치지 않았고
나는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는 것.
그 사실 하나만은
누가 부정해도
내가 나 자신에게만큼은
인정해주고 싶다.
30년을 살아낸 나에게
이제는 묻고 싶다.
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다고.
그 사랑은 잘못이 아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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