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1층 경비실에는 늘 같은 자리에 계신 경비 아저씨가 있다.
존재감이 크다기보다는, 늘 그 자리에 계셔서 오히려 배경처럼 느껴지는 분이다.
화장실을 다녀오는 길,
“이부장님—”
하고 조용히 부르시더니 경비실 안으로 들어오란다.
왜 부르시나 싶어 들어갔더니]
https://youtu.be/eyFR7XHeVvE?si=OLxB2amrbkqXigfR
전기스토브 위에 올려져 있던 귤 하나를 집어 건네신다.
“이거 하나 드세요.”
“아이고, 아저씨 드세요.”
그랬더니 웃으시며
“나는 많아요.”
하신다.
그 말 한마디에 더 이상 사양할 수가 없었다.
따뜻한 스토브 위에 올려져 있어서인지
귤도, 그 순간도 괜히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귤을 하나 까먹는 동안
경비 아저씨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
부서마다 돌아가는 분위기,
누가 요즘 힘들어 보이더라,
누가 어디로 옮긴다더라.
미주알고주알, 정말 다 이야기해 주신다.
나는 사실 남에게 큰 관심이 없다.
회사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내 삶이 늘 바쁘고,
하루의 대부분은 내 일, 내 책임, 내 몫의 삶으로 꽉 차 있다.
직장에서는
잘 버티고,
내 자리에서 밥값만 제대로 하자.
그 생각 하나로 출근하고 퇴근한다.
그래서 회사 내부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사실 잘 모른다.
알고 싶다는 생각도 별로 없다.
그런데 경비 아저씨는 다 알고 계신다.
아마도 각 부서 사람들이
경비실에 들러 커피 한 잔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가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해 보니
회사 내부 사정은
회의실이 아니라 경비실로 통하는지도 모르겠다.
귤 하나를 다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괜히 마음이 조금 차분해졌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귤 하나,
잠깐의 대화였을지 모르지만
그날의 나는
그 따뜻함을 오래 기억할 것 같다.
회사에는
일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런 순간들도 조용히 숨 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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